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SNS에 남긴 이 문장은 지금 부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5만 원 민생 소비쿠폰은 단지 '기분' 좋은 일에 불과하고, 산업은행 유치는 '진정한 미래'라는 그의 구상은 그럴싸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민의 삶에 대해 이렇게 무감각한 정치 언어가 또 있을까. 25만 원이 누군가에겐 그 달의 식료품비이자 자녀의 학원비며 병원비다. 박 의원은 산업은행 이전이라는 거대한 명분을 말하지만, 정작 시민의 현실은 깡그리 지워졌다.
정치는 추상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역 발전도 마찬가지다. 고통받는 오늘을 외면하고 미래만을 말하는 정치인은, 결국 자신이 꿈꾸는 미래의 토대를 잃는다.
더 황당한 장면은 해운대구의회에서 벌어졌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되자 시민들의 공분이 터져 나왔다. 해운대구의 '자유게시판'과 '의회에 바란다' 코너에는 수백 건의 항의 댓글이 폭주했고, 지역 사회단체와 주민들은 거리로 나왔다. 부산이 인구소멸 위험 도시에 진입한 이 엄중한 시점에, 그들은 왜 발목을 잡았을까?
"산업은행이 먼저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진행을 촉구해야 한다"는 그들의 해명은 핑계에 불과하다. 지역 현안과 무관한 정치적 계산을 지역의 성장보다 우선시하는 태도는, 자신이 국민의힘 당원인지 부산 시민의 대표자인지조차 헷갈리는 정치인의 민낯을 보여준다.
지금 부산 정치는 '당리당략'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롭다. 거대 담론에 빠진 채 시민의 고통을 값싼 선동으로 치환하고, 여당의 눈치를 보느라 필요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오면 미래가 바뀐다고 말하면서도, 눈앞에 닥친 해수부 이전의 절박함은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물론 산업은행이든 해수부든, 부산에 필요한 국가기관 유치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 시민에게 설명하는 언어, 그리고 시민과 협력하는 자세에서 정치의 품격이 드러난다.
지금 부산 시민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서울이 아닌, 당이 아닌,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해달라는 절절한 요청이다.
'산은 이전'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부산 정치인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과감한 자기반성과 함께, 정치의 중심을 당이 아니라 시민으로 옮겨야 한다. 박수영 의원의 단식보다, 해운대 구의원들의 ‘조건부 찬성’보다, 시민의 절박한 일상이 더 무겁다.
부산을 위한다고 말하는 정치인들이여, 이제 그 말에 책임을 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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