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뉴스=임새벽 기자] GTX-C 노선 공사가 연내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지하 관통 수용 여부다.
지난달 19일 국토교통부는 GTX-C 민간투자 사업시행자 지정과 실시협약안이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사업시행자인 현대건설과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안에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GTX-C는 경기 양주시 덕정역부터 수원역까지 14개 정거장에 정차하며 총 86.46㎞를 운행한다. 국토교통부는 공사 기간 소음,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심지 구간은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 등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2028년 개통 시 양주에서 수원까지는 2시간 30분대에서 1시간대로 줄어든다.
GTX-C 사업은 도봉산~창동역 구간 지상화 논란으로 주민 반발 등 사업 지연 위기를 맞이했으나 지하화 결정에 따라 갈등이 봉합됐다. 은마아파트 지하 60m 깊이를 관통하는 삼성역~양재역 구간에 대한 공사 계획은 변경되지 않았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C 지하 관통에 대해 지반 붕괴 위험이 있다며 우회를 요구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면 사법 조치도 불사하겠다"라며 "국책사업에 대해 막연한 불안을 확산시키는 것은 용납하거나 굴복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GTX-C 노선 우회안 요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 시위로 이어졌다. 현대건설은 정 회장 명예가 훼손됐다면서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등을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에 대해 일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지난 5월 서울고검 형사부는 현대건설의 항고를 받아들여 이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다.
원희룡 장관은 지난 5월 창동역 구간 지하화를 발표하며 대통령과 시공사인 현대건설 간 여러 차례 협상과 조율이 있었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은마아파트 지하 관통 우회'에 대해 "은마 주민들이 요구하는 우회 노선은 검토할 여지가 없다"라며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은마아파트는 20년여 만에 재건축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져 있다. 동시에 GTX-C노선 단지 지하 관통 문제를 안고 있다. 오는 19일 재건축 조합설립을 목전에 두고 GTX-C 노선에 대한 후보들 대응에 눈길이 쏠린다. 사실상 확정된 '단지 지하 관통'을 뒤집거나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후보가 조합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은마아파트 조합장 선거는 2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최정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장과 은마소유자협의회 이재성 대표가 조합장 후보로 나선다.
GTX-C 일부 구간 은마아파트 지하 관통에 대해 이재성 조합장 후보(은마소유자협의회)는 "GTX-C노선 민간투자 사업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은마아파트 6개 동 관통이 확정됐다"라며 "국토부 및 현대건설에 우회를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유경준(국민의힘) 의원의 노력으로 회전반경 R600(120km)에서 R300(70km) 완화 가능성이 있었으나 은마 일부 관통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면서도 "1%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GTX-C노선의 우회를 적극 요청하겠다. 다만 그에 상응하는, 은마아파트 소유자를 위한 좋은 대안이 있다면 국토부, 서울시, 현대건설과 협의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라고 말했다.
또 "만약 은마를 관통하게 될 경우 재건축이 GTX-C 공사보다 늦어진다면 그에 따른 문제도 생기지 않겠나"라며 "정부, 시행사, 지자체와 소통을 이어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최정희 조합장 후보(재건축추진위원회)는 GTX-C노선과 관련해 국토부, 현대건설 등과 오간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비공식적으로 오가는 내용이 있으나 공개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최 후보는 "20년간 조합설립조차 못 한 곳은 은마아파트밖에 없다"라며 "기왕이면 더 특별하고 훌륭한 아파트로 만들고 싶다, 성과로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재건축추진위원회는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기본계획안 정보공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진행 중이다.
GTX-C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람 및 설명회는 오는 7일 오전 10시 대치2동 주민센터 3층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